친구가 별로 없는, 얌전하기만 한 아이

Posted: March 11, 2014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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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떤 웹툰에서 캡쳐했는데, 무슨 웹툰인지 전혀 기억이 안난다…아마 닥터 프로스트 이런 만화가 아니었나 싶은데…

부모들은 자식이 본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 말썽 안부리고 말 잘듣고 공부잘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지길 바란다. 딱히 성격이 모나지 않고 부모님에 거슬리기 싫은 내성적인 성격의 혹은 남들과 다른 조금 독특한 세계를 가진 아이들은 특별히 빗나가지 않고 묵묵히 공부하고 평범하게 지낸다. (독특한 세계를 가졌으나 내향적인 아이가 여기 해당)
부모들은 아이가 공부를 곧잘 하고, 딱히 학교생활에 큰 불만을 보이거나 이야기하지 않으며, 평소에 사고치는 일이 전혀 없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 줄 안다. 물론 아이가 잘 자라는 경우도 있지만,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들같은 경우는 학교 생활이 힘들어도 그냥 받아들인 후 몇몇 친구들과 딱히 깊지는 않은 관계를 맺고 공부나 하면서 외로운 학교 생활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내성적이고 수줍은 학생들은 부모들이나 교사들에게 다루기 쉬운 학생일 지 모르나, 또래 친구들에겐 딱히 개성도 없고 재미도 없는 그런 아이들이다. 친구가 없어도, 조금은 속상하고 힘들어도 말없이 있는듯 없는듯 공기같은 아이들과는 같이 놀고싶어하지 않는다. 끼리끼리 만나기도 하지만, 그런 친구를 찾아내는 행운조차 못갖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는 아이들밖에 없어서 순수할 것 같지만, 실은 원초적 본능으로 가득한 밀림의 세계이다. 순수하고 순진하고 솔직하기 때문에 더 잔인한 이들이 바로 아이들인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내가 그랬으니까. 나는 겉으로 그냥 멀쩡하고 공부도 곧잘 하고 집에서 딱히 문제가 없었으며 그럭저럭 친구도 있는 그런 아이였다.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 때인가? 다른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 놀거나 서로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나는 집에서 두꺼운 세계명작전집 중 제인에어를 들고 와 혼자 책상에 앉아 그 책을 읽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생활 어느 정도는 그래도 가까웠던 친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갈라지며 그나마도 뿔뿔이 흩어졌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나의 그 외로움은 여전했고, 우리는 분명 같은 나이 같은 동급생인데도 친구들에게 잘보이려 전전긍긍했다. 수업 시간에 “내게 만약 1억이 있다면 무엇을 살 것인가”에 대해서 각자 선택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는 1억으로 우정을 사겠노라고 말했다. 그 수업 시간에 거울을 보고 본인의 이름을 불러보는 시간도 가졌었는데, 내 차례가 되어 내가 직접 거울을 응시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xx야”하고 내이름을 불렀는데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이름을 불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었던건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의 나는 어딘가 우울하고 차갑기도 한 그런 아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요즘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는데, 그 시절의 나는 이미 그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내가 지금 자살하면 누가 슬퍼해줄까? 우리 가족은 슬퍼하겠지. 이렇게 힘든 세상 앞으로 살아서 뭐하나… 하며 하루하루 슬프고 외로운 마음으로 살았다.
내 삶의 분기점은 고3때였다. 그 때는 모두가 저녁 늦게까지 남아서 야자를 했고, 서로 같은 스트레스 아래 이리저리 부대끼며 생활했다. 매일 점심 저녁을 같이 먹으며, 특히 주말에도 나오는 무리가 있었는데 그 때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친구가 많이 생겼다. 무슨 말을 해도 나에겐 개그맨처럼 웃겼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하루에도 몇 번 씩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그 때 친구들은 나에게 이 곳이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었고, 대학교가서는 소위 시쳇말로 “포텐이 터졌다”. 공교육의 폐쇄적인 시스템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고 그렇기에 내가 지금까지 큰 고통을 받아왔구나 싶을 정도의 새로운 세계였다. 대학교에선 예전과 다른 각도로 나를 바라봐주는 친구들이 있었고, 고등학교 때 까지는 고인물처럼 매일 같은, 폐쇄적인 환경에서 머물러야만 했었는데 여기서는 내가 친구들을 머물고 내가 자낼 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나는 매일 같이 웃었고, 내 주위엔 사람들이 넘쳐났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가 선택한 환경, 사람들이기에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려 하고 있다.
그 힘들었던 시절 내가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었다면, 지금의 이 행복은 절대 맛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인생에서 최고로 아팠던 시간을 꿋꿋이 넘기고 주체적인 인간이 된 내가 자랑스럽다.
지금 교우관계로 고민하고 힘든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의 고통이 너무나도 큰 것을 나는 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껴질지라도 그 고통을 조금 더 참아라.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과 기회가 있고, 니가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변화는 곧 찾아올 것이더. 그 변화를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인 것으로 만들 것인지는 너에게 달려있다. 너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서 내가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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